토트넘 3연승은 운일까? 첼시 원정에서 보인 데 제르비의 변화

첼시 원정에서 토트넘의 결승골을 넣은 선수는 상대 골키퍼였습니다. 일주일 뒤 크리스털 팰리스전에서는 전반 13분 만에 상대 공격수가 퇴장당했습니다. 두 경기의 결정적인 순간만 보면 토트넘에 운이 따랐다는 말이 나올 만합니다.

그런데 첼시 수비가 가장 곤란해했던 장면은 골키퍼의 자책골보다 훨씬 먼저 나왔습니다. 양 팀이 열한 명씩 뛰던 전반, 토트넘은 왼쪽 측면의 압박을 풀어낸 뒤 오마르 마르무시에게 페널티박스 안 슈팅 기회를 만들어줬습니다. 행운이 승부를 가른 순간은 있었습니다. 하지만 토트넘이 달라지고 있다는 근거도 그 행운이 찾아오기 전부터 있었습니다.

코번트리전, 중거리슛 세 골보다 눈여겨볼 9분

토트넘은 개막 후 리그 여섯 경기에서 한 번도 이기지 못했습니다. 10월 19일 코번트리 시티와의 홈경기를 시작할 때는 최하위였습니다. 그날 제임스 매디슨, 오마르 마르무시, 벤 데이비스가 모두 페널티박스 밖에서 골을 넣어 3-1로 이겼습니다.

중거리슛 세 개가 한 경기에서 모두 골망을 가르는 일은 드뭅니다. 그래서 이날은 세 골의 화려함보다 1-1이 된 뒤 토트넘이 보낸 9분을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후반 50분 잭 루도니에게 동점골을 허용하자 산드로 토날리가 연달아 두 차례 슈팅을 시도했습니다. 둘 다 골대를 넘어갔지만 토트넘은 곧바로 다시 공격했습니다. 59분에는 마르무시가 수비수와의 몸싸움을 견딘 뒤 오른발로 감아 차 리드를 되찾았습니다. 승리 없이 여섯 경기를 보낸 팀이 동점을 허용하고도 상대 진영에서 다시 승부를 건 장면이었습니다. 다만 쐐기골은 후반 추가시간 6분에야 나왔습니다. 3-1이라는 최종 점수보다 오래 팽팽했던 경기였습니다.

첼시전, 자책골이 나오기 전에 중원이 달라졌습니다

세 경기 중 토트넘의 변화를 가장 잘 보여준 경기는 10월 24일 첼시 원정입니다. 특히 토날리와 나란히 중앙에 선 마테우스 페르난데스의 기록이 눈에 들어옵니다. 이날 페르난데스는 패스 102개를 성공시키고 태클도 5개를 기록했습니다. 동료들이 공을 맡길 때도, 첼시가 공을 잡아 공격을 시작할 때도 가장 바쁜 선수였습니다.

중앙에서 공을 돌리는 데 그치지도 않았습니다. 토트넘은 왼쪽의 마티스 텔에게 여러 차례 공을 보냈습니다. 전반 29분 앤디 로버트슨과 텔이 왼쪽을 뚫었고, 텔이 박스 안으로 내준 공을 마르무시가 왼발 슈팅으로 연결했습니다.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지만, 원정팀이 원하는 위치까지 공을 가져간 공격이었습니다.

물론 승부에는 운이 따랐습니다. 77분까지 득점이 없던 토트넘은 첼시 골키퍼 마이크 펜더르스가 코너킥을 쳐내려다 자기 골문에 넣으면서 앞서갔습니다. 콜 파머가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한 건 토트넘이 이미 1-0으로 앞선 뒤였습니다. 이후 텔이 자기 진영에서부터 왼쪽을 돌파해 2-0을 만들었습니다. 선제골에는 상대 실수가 작용했지만, 토트넘이 왼쪽에서 계속 위협을 만들었다는 사실은 첫 골이 어떤 방식으로 들어갔든 달라지지 않습니다.

팰리스전 슈팅 34개, 숫자만큼 압도적이었을까?

10월 31일 크리스털 팰리스전에서 토트넘은 슈팅 34개, 유효슈팅 9개를 기록했습니다. 다만 전반 13분 장필리프 마테타가 퇴장당했다는 조건을 함께 봐야 합니다. 퇴장 직전 먼저 위협적인 슈팅을 날린 쪽도 팰리스였습니다. 가마다 다이치의 슈팅을 안토닌 킨스키가 막아냈습니다.

토트넘이 잘한 부분은 팰리스가 골문 앞을 좁히자 공격 지점을 바꾼 것입니다. 전반 25분 모하메드 쿠두스가 코너킥을 반대편 골대로 길게 보냈고, 아치 그레이가 헤더로 마무리했습니다. 후반 73분에는 첼시전에서 중원을 누볐던 페르난데스가 왼쪽 측면에서 크로스를 올렸습니다. 얀 폴 판 헤케의 첫 헤더는 골키퍼 손과 크로스바를 맞았지만, 그는 그라운드에 주저앉은 채 떨어지는 공을 다시 머리로 밀어 넣었습니다.

공이 앉아 있는 선수의 머리 위로 돌아온 건 행운입니다. 반면 페르난데스의 크로스와 판 헤케의 첫 헤더까지는 토트넘이 직접 만든 기회였습니다. 이 한 골 안에 이번 3연승의 두 얼굴이 모두 담겨 있습니다.

다음 리즈전에서 확인할 한 가지

세 경기에서 토트넘은 7골을 넣고 1골을 내줬습니다. 제 판단은 팀이 달라지기 시작했고, 유리한 상황이 겹치면서 그 변화가 3연승이라는 결과로 조금 빨리 나타났다는 쪽입니다. 코번트리전의 중거리슛 세 골이나 상대의 연속 퇴장은 다음 경기에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반면 토날리와 페르난데스가 중앙에서 공을 받아주고, 상대가 가운데로 좁혀오면 측면을 거쳐 박스 안으로 들어가는 공격은 다시 시도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11월 7일 리즈 유나이티드 원정에서는 0-0일 때 토트넘이 첫 번째 좋은 기회를 어떻게 만드는지 보고 싶습니다. 첼시 원정 전반처럼 측면을 열고 동료가 박스 안에서 마무리하는 장면이 여러 번 나온다면, 네 번째 경기의 승패와 별개로 데 제르비의 팀이 무엇을 바꾸고 있는지 한층 선명해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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