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포르투갈 대표팀 캠프를 떠났다.
부상 때문도 아니고 소속팀 일정 때문도 아니다.
노르웨이전에서 90분 동안 벤치를 지킨 뒤 대표팀 내 자신의 역할을 둘러싼 논란이 시작됐고, 결국 호날두는 덴마크전을 앞두고 대표팀 캠프를 떠나는 결정을 내렸다.
그리고 의미심장한 말까지 남겼다.
“때가 되면 진실을 이야기하겠다.”
포르투갈 역사상 가장 많은 골을 넣은 선수이자 20년 넘게 대표팀의 상징이었던 호날두.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시작은 노르웨이전이었다
9월 27일 포르투갈은 UEFA 네이션스리그에서 노르웨이를 2-1로 꺾었다.
그런데 경기 결과보다 더 큰 관심을 받은 선수가 있었다.
호날두였다.
호날두는 선발 명단에서 빠졌다.
여기까지는 특별한 일이 아닐 수도 있었다. 41세인 만큼 체력 관리 차원에서 선발에서 제외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호날두는 경기 도중 몸까지 풀었다.
하지만 끝내 출전하지 않았다.
호날두가 포르투갈 대표팀의 핵심 선수로 자리 잡은 이후 90분 내내 벤치를 지키는 일은 매우 드물었다.
더 묘한 장면은 경기 후 나왔다.
호날두는 동료들과 함께 원정 응원을 온 포르투갈 팬들에게 인사하지 않고 곧바로 라커룸으로 향했다.
논란이 시작됐다.
감독은 “전술적인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현재 포르투갈을 이끄는 감독은 조르제 제주스다.
흥미롭게도 제주스는 호날두를 잘 모르는 감독이 아니다.
알나스르에서도 호날두를 지도한 경험이 있다.
제주스 감독의 설명에 따르면 노르웨이전을 앞두고 호날두에게 선발 출전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미리 이야기했다.
경기 후반 상황에 따라 투입할 계획도 있었다.
하지만 실제 경기가 진행되면서 판단이 달라졌다.
제주스는 호날두를 투입하지 않았다.
그는 이후 자신의 전술적인 판단이었으며 특정 선수라고 해서 감독의 생각을 바꿀 수는 없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여기서 문제가 커졌다.
호날두 입장에서는 단순한 선발 제외가 아니라 20~30분 동안 몸을 풀고도 결국 출전하지 못한 상황이 된 것이다.
제주스 역시 호날두가 이에 만족하지 않았다는 사실 자체는 인정했다.
그리고 호날두가 대표팀을 떠났다
며칠 뒤 상황은 예상보다 훨씬 커졌다.
포르투갈은 덴마크전을 준비하고 있었고 호날두 역시 코펜하겐에 있었다.
그런데 제주스 감독은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 다시 한번 자신의 원칙을 분명하게 밝혔다.
덴마크전에서도 곤살루 하무스를 먼저 기용할 계획이며, 호날두가 필요하면 투입하고 필요하지 않다면 투입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기자회견 직후 예상하지 못한 일이 벌어졌다.
호날두가 대표팀 캠프를 떠난 것이다.
포르투갈축구협회도 호날두가 캠프에서 이탈했다는 사실을 공식적으로 확인했다.
호날두 역시 자신의 입장을 직접 밝혔다.
감독의 기자회견과 포르투갈축구협회 회장과의 대화 이후 대표팀 캠프를 떠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왜 이런 결정을 내렸는지에 대해서는 나중에 포르투갈 국민에게 진실을 이야기하겠다고 했다.
아직 호날두가 말하는 ‘진실’이 무엇인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따라서 감독과 호날두 사이에서 정확히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를 현재 단계에서 단정해서는 안 된다.
호날두 대신 하무스가 골을 넣었다
상황을 더욱 복잡하게 만든 선수가 있다.
곤살루 하무스다.
노르웨이전에서 호날두 대신 최전방을 맡은 하무스는 결승골을 넣었다.
그리고 호날두가 대표팀을 떠난 뒤 열린 덴마크전에서도 선발로 출전해 다시 골을 넣었다.
포르투갈은 호날두 없이 치른 덴마크 원정에서 4-2로 승리했다.
칸셀루와 하무스가 전반에 골을 넣었고 후반에는 비티냐와 주앙 펠릭스까지 득점했다.
포르투갈은 네이션스리그 조별리그에서 3전 전승을 기록했다.
물론 두 경기 결과만으로 “포르투갈은 호날두가 없는 것이 더 강하다”고 결론 내리는 것은 지나치다.
호날두는 여전히 포르투갈 역사상 가장 많은 골을 넣은 선수이며 국제무대에서 보여준 결정력도 무시할 수 없다.
하지만 제주스 감독에게는 새로운 선택지가 생겼다.
호날두를 반드시 선발로 출전시켜야 하는가?
이 질문이다.
146골을 넣은 선수에게 찾아온 새로운 상황
호날두는 포르투갈 대표팀에서 234경기 146골을 기록했다.
포르투갈 대표팀 최다 출전과 최다 득점 기록 모두 호날두의 것이다.
2003년 A대표팀에 데뷔했으니 대표팀 경력만 20년이 넘는다.
그동안 포르투갈 대표팀을 이야기하면서 호날두를 빼놓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이제 호날두는 41세다.
그리고 제주스 감독은 호날두의 이름보다 경기 상황에 따라 출전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호날두가 지금까지 대표팀에서 경험했던 것과는 상당히 다른 상황이다.
논쟁의 핵심도 여기에 있다.
포르투갈의 역사적인 선수를 어디까지 존중해야 하는가.
그리고 동시에,
대표팀 감독은 그 선수의 이름과 관계없이 전술적인 판단을 할 수 있어야 하는가.
두 가지 문제가 충돌하고 있다.
이것이 호날두의 대표팀 마지막 모습이 될까?
현재 가장 큰 질문이다.
호날두가 포르투갈 대표팀 은퇴를 공식 발표한 것은 아니다.
포르투갈축구협회 역시 그의 대표팀 경력이 끝났다고 발표하지 않았다.
제주스 감독 또한 호날두가 포르투갈 축구의 상징적인 선수라는 사실 자체를 부정하지 않았다.
따라서 이번 캠프 이탈을 곧바로 ‘대표팀 은퇴’라고 표현하는 것은 아직 이르다.
하지만 상황이 평범하지 않은 것도 분명하다.
호날두는 이미 이번 시즌이 자신의 선수 생활 마지막 시즌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그런 상황에서 대표팀 내 출전 시간이 줄어들기 시작했고, 감독과 자신의 역할을 둘러싼 이견이 생겼으며, 결국 A매치 기간 도중 캠프까지 떠났다.
무엇보다 호날두 자신이 아직 모든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래서 이 이야기는 끝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이제부터가 중요하다.
포르투갈은 이제 선택해야 한다
호날두가 포르투갈 축구에 남긴 기록은 이번 사건과 별개의 문제다.
유로 2016 우승을 비롯해 수많은 경기에서 대표팀의 중심이었고, 146골이라는 기록도 쉽게 다시 나오기 어렵다.
하지만 대표팀은 동시에 다음 세대를 준비해야 한다.
하무스, 주앙 펠릭스, 하파엘 레앙 등 공격진에는 이미 새로운 선택지가 있다.
그리고 호날두 없이 치른 덴마크전에서 포르투갈은 네 골을 넣었다.
이제 제주스 감독은 어려운 문제를 풀어야 한다.
41세가 된 호날두를 다시 대표팀의 중심에 놓을 것인지, 제한된 역할을 맡길 것인지, 아니면 새로운 공격진으로 본격적인 세대교체를 시작할 것인지다.
호날두에게도 선택이 남아 있다.
달라진 역할을 받아들이고 대표팀에 돌아올 것인지, 아니면 20년 넘게 이어온 대표팀 생활에 마침표를 찍을 것인지다.
234경기 146골.
포르투갈 축구 역사상 가장 상징적인 선수의 마지막 장면이 어떻게 끝날지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이번 사건으로 한 가지는 분명해졌다.
호날두와 포르투갈 대표팀의 관계가 이전과 같은 모습으로 계속되기는 어려워졌다.
그리고 호날두가 예고한 ‘진실’이 공개된다면 이야기는 다시 한번 크게 움직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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