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한 아스널, 화끈한 브라이튼…3-0보다 충격적이었던 경기 내용

스코어는 3-0이었다.

하지만 이번 브라이튼과 아스널의 경기는 단순히 세 골 차로 끝났다는 것보다 두 팀이 보여준 축구의 차이가 더 인상적이었다.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챔피언 아스널은 경기 전까지 리그 4전 전승이었다. 모든 대회를 합치면 시즌 개막 후 7연승.

누가 봐도 아스널이 강한 팀이었다.

그런데 브라이튼은 그런 아스널을 상대로 움츠러들지 않았다.

앞에서부터 달려들었고, 공을 빼앗으면 빠르게 앞으로 향했다. 기회가 생기면 과감하게 슈팅했다.

결과는 브라이튼 3-0 아스널.

그리고 경기를 보고 나면 이런 생각이 남는다.

강한 축구와 재미있는 축구는 항상 같은 것일까?

경기 시작부터 브라이튼이 달랐다

브라이튼은 처음부터 아스널을 기다리지 않았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압박했다.

아스널이 후방에서 공을 돌리려고 하면 브라이튼 선수들이 빠르게 달라붙었다.

경기 초반부터 높은 위치에서 공을 빼앗으며 기회를 만들었고, 아스널은 평소처럼 안정적으로 경기를 통제하지 못했다.

브라이튼 구단도 이날 경기에서 자신들의 압박, 패스, 수비, 결정력을 승리의 핵심으로 꼽았다. (브라이턴 & 호브 앨비언)

첫 골도 이런 흐름 속에서 나왔다.

전반 25분 파스칼 그로스가 페널티지역 바깥에서 강력한 슈팅을 날렸다.

1-0.

브라이튼은 한 골을 넣고 내려앉지 않았다.

계속 앞으로 나갔다.

두 번째 골이 이 경기의 성격을 보여줬다

전반 43분에는 19세 공격수 하랄람포스 코스툴라스가 두 번째 골을 넣었다.

이 장면이 이날 브라이튼을 잘 보여준다.

아스널의 공격이 끊기자 브라이튼은 시간을 끌지 않았다.

곧바로 전진했다.

공을 잡고, 앞으로 뛰고, 공간을 만들고, 슈팅했다.

복잡하지 않았다.

하지만 빨랐다.

아스널이 수비 조직을 완전히 갖추기도 전에 공격이 진행됐고 결국 코스툴라스가 마무리했다.

2-0.

아스널 입장에서는 가장 당황스러운 방식으로 실점한 셈이었다.

아스널은 왜 그렇게 답답해 보였을까?

여기서 아스널의 축구를 무조건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

아르테타가 만들어놓은 아스널은 이미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차지한 팀이다.

이번 경기 전까지도 리그 4경기에서 단 한 골만 내주며 전승을 기록하고 있었다. (Reuters)

강한 팀이라는 사실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

아스널은 공을 소유하고 상대의 위치를 움직인 뒤 좋은 공간을 만들어 공격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경기를 자신들의 방식으로 통제하는 능력도 뛰어나다.

문제는 이런 축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날이다.

공을 돌리는데 앞으로 나가지 못한다.

상대 수비는 이미 자리를 잡는다.

다시 뒤로 공을 돌린다.

그러다 압박을 받으면 공격이 끊긴다.

브라이튼전에서는 바로 이런 장면이 반복됐다.

그래서 공을 가지고 있는 시간과 별개로 보는 사람에게는 아스널의 공격이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었다.

브라이튼은 정반대였다

브라이튼의 축구는 훨씬 직선적이었다.

공을 빼앗으면 앞으로 갔다.

공간이 생기면 뛰었다.

슈팅 기회가 생기면 망설이지 않았다.

그리고 상대가 공을 잡으면 다시 압박했다.

완벽하게 정리된 상황만 기다리지 않았다.

브라이튼의 이런 적극성은 기록에서도 드러났다. 이번 시즌 브라이튼은 아스널전까지 리그 5경기에서 16골을 넣으며 당시 프리미어리그 최다 득점 팀이 됐다. (Reuters)

단순히 아스널전에서 운 좋게 세 골이 들어간 것이 아니라 시즌 초부터 공격적인 축구가 결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세 번째 골에서는 브라이튼의 자신감까지 보였다

후반에도 흐름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그리고 후반 9분 체마 안드레스가 코너킥 상황에서 헤더로 세 번째 골을 넣었다.

3-0.

그 순간 사실상 승부가 결정됐다.

더 놀라운 점은 체마 안드레스에게 이날 경기가 프리미어리그 첫 선발 출전이었다는 것이다.

19세 코스툴라스가 득점했고, 첫 리그 선발로 나온 안드레스도 득점했다.

젊은 선수들이 디펜딩 챔피언을 상대로 주눅 들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 있게 플레이했다. (Reuters)

아르테타도 변명하지 않았다

경기가 끝난 뒤 아르테타는 패배를 인정했다.

선수들의 기술적인 실수가 많았고, 경합에서도 브라이튼이 앞섰다고 평가했다.

그리고 브라이튼이 아스널보다 더 나은 경기를 했다는 사실도 인정했다.

그렇다고 이번 한 경기로 아스널의 시즌 전체를 부정적으로 볼 이유는 없다.

아스널은 이 경기 전까지 리그 전승이었다.

오히려 너무 잘 나가고 있었기 때문에 이번 패배가 더 크게 느껴지는 것이다.

아르테타 역시 이번 패배를 하나의 교훈으로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Reuters)

그런데 브라이튼은 최근 정말 재미있다

이번 경기에서 더 주목해야 할 팀은 어쩌면 아스널보다 브라이튼이다.

브라이튼은 직전 프리미어리그 경기에서 코번트리를 5-0으로 꺾었다.

그리고 이번에는 디펜딩 챔피언 아스널을 3-0으로 이겼다.

프리미어리그 5경기에서 승점 10점을 얻으며 3위까지 올라섰다. (Reuters)

여기에 이번 아스널전은 브라이튼 창단 125주년을 기념하는 경기였다.

31,944명이 들어찬 아멕스 스타디움은 구장 역대 최다 관중 기록까지 세웠다. (브라이턴 & 호브 앨비언)

그 특별한 날에 디펜딩 챔피언을 3-0으로 꺾었다.

브라이튼 팬들에게는 오랫동안 기억될 만한 경기였다.

돈보다 중요한 것은 축구의 방향일지도 모른다

아스널과 브라이튼의 선수단 규모와 스타 파워에는 분명 차이가 있다.

하지만 축구는 선수 이름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어떤 위치에서 압박할 것인지.

공을 빼앗은 뒤 어디로 움직일 것인지.

언제 속도를 높일 것인지.

그리고 기회가 왔을 때 얼마나 과감하게 공격할 것인지.

이번 경기에서는 브라이튼의 선택이 훨씬 효과적이었다.

특히 파비안 휘르첼러 감독의 팀은 강팀을 만났다고 해서 자신들의 축구를 버리지 않았다.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압박했다.

그리고 그 선택이 3-0이라는 결과로 돌아왔다.

3-0보다 더 인상적이었던 것

이번 결과만 보고 아스널의 축구가 실패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한 경기 전까지 리그 전승이었던 디펜딩 챔피언이다.

반대로 브라이튼이 이제 아스널보다 강한 팀이라고 단정할 수도 없다.

하지만 9월 19일의 90분만 놓고 본다면 이야기는 분명했다.

더 적극적으로 압박한 팀은 브라이튼이었다.

더 빠르게 앞으로 나간 팀도 브라이튼이었다.

더 많은 골을 넣은 팀 역시 브라이튼이었다.

그래서 3-0이라는 숫자보다 더 기억에 남는 것은 두 팀이 보여준 축구의 온도 차이다.

한쪽은 경기를 통제하려 했다.

다른 한쪽은 경기를 흔들려고 했다.

그리고 이날만큼은,

흔든 쪽이 통제하려던 쪽을 완전히 무너뜨렸다.

참고자료

· 브라이튼 공식 아스널전 경기 리포트
· 프리미어리그 공식 Matchweek 5 경기 정리
· Reuters – 아르테타의 브라이튼전 패배 인터뷰 및 경기 분석
· Reuters – 브라이튼 3-0 아스널 경기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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