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란의 결승골은 오심이었다…맨체스터 더비 뒤집은 VAR 판정

맨체스터 더비가 끝난 뒤에도 가장 뜨거운 장면은 계속 논쟁을 낳고 있다.

맨체스터 시티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1-0으로 꺾은 경기에서 결승골을 넣은 선수는 엘링 홀란이었다.

하지만 경기의 승패를 결정한 이 골은 처음부터 인정된 것이 아니었다.

부심은 오프사이드를 선언했다. VAR 판독이 시작됐고 긴 확인 끝에 판정은 뒤집혔다.

홀란의 골이 인정되면서 맨시티는 수적 열세 속에서도 올드 트래포드에서 승리를 가져갔다.

그런데 경기 종료 후 상황이 다시 한번 뒤집혔다.

프리미어리그 심판기구 Pro Ref가 해당 VAR 판단에 문제가 있었다고 인정한 것이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홀란은 사실 오프사이드가 아니었다

장면부터 다시 살펴보자.

후반 60분 맨시티의 요슈코 그바르디올이 왼쪽에서 크로스를 올렸고, 홀란이 이를 마무리해 맨유의 골망을 흔들었다.

처음에는 오프사이드 깃발이 올라갔다.

그러나 VAR이 홀란의 위치를 확인하면서 첫 번째 반전이 일어났다.

맨유의 패트릭 도르구가 다리를 뻗고 있었고, 이 때문에 홀란은 오프사이드 라인보다 앞에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즉 홀란 개인의 위치만 놓고 보면 온사이드였다.

여기까지만 보면 VAR이 정확하게 오심을 바로잡은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홀란이 아니었다.

문제의 핵심은 엔소 페르난데스였다

그바르디올의 크로스가 홀란에게 도착하기 전, 맨시티의 엔소 페르난데스가 공을 향해 몸을 던졌다.

엔소는 공을 건드리지 못했다.

그런데 당시 엔소의 위치는 오프사이드였다.

여기서 축구에서 자주 등장하는 중요한 규칙 하나가 문제가 된다.

오프사이드 위치에 있었다고 해서 무조건 오프사이드 반칙이 되는 것은 아니다.

오프사이드 위치에 있는 선수가 실제 플레이에 관여해야 반칙이 성립한다.

예를 들어 공을 직접 건드리거나, 상대 선수의 시야를 방해하거나, 상대가 공을 처리하는 데 명백한 영향을 미친다면 오프사이드가 선언될 수 있다.

반대로 오프사이드 위치에 있더라도 플레이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면 경기는 그대로 진행된다.

VAR은 바로 이 기준을 적용했다.

엔소가 공을 향해 움직였지만 실제로 공을 건드리지는 않았기 때문에 플레이에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런데 맨유 수비수는 엔소 때문에 움직였다.

그래서 홀란의 골은 인정됐다. (Reuters)

논란은 여기서 시작된다.

당시 엔소 바로 옆에는 맨유 수비수 리산드로 마르티네스가 있었다.

엔소가 공을 향해 몸을 던지자 마르티네스 역시 그 움직임에 대응해야 했다.

결과적으로 공은 두 선수를 지나 홀란에게 전달됐다.

따라서 맨유 입장에서는 아주 단순한 의문이 생긴다.

“공을 건드리지 않았다고 정말 플레이에 관여하지 않은 것인가?”

엔소가 그 자리에 없었다면 마르티네스가 홀란에게 전달되는 크로스를 막는 데 더 집중할 수도 있었다.

반대로 엔소가 실제로 공을 건드리지 않았기 때문에 홀란의 득점 기회와 직접적인 관계가 없었다고 볼 수도 있다.

결국 이번 판정의 핵심은 단순한 오프사이드 라인의 문제가 아니었다.

‘상대 선수에게 영향을 미쳤는가’라는 주관적인 판단의 문제였다.

경기 후 심판기구가 VAR의 실수를 인정했다

그리고 경기 후 중요한 발표가 나왔다.

프리미어리그 심판기구 Pro Ref가 이 장면을 다시 검토한 뒤 VAR이 판단 과정에서 실수를 했다고 인정했다.

핵심은 엔소가 공을 건드렸느냐가 아니었다.

엔소의 위치와 움직임이 마르티네스의 수비 행동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VAR이 충분히 고려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Pro Ref는 이 장면에서 VAR이 주심에게 온필드 리뷰를 권고했어야 했다고 밝혔다.

즉 VAR실에서 바로 골을 인정해버릴 것이 아니라, 주심 마이클 올리버가 경기장 모니터로 직접 장면을 다시 확인하도록 했어야 한다는 뜻이다.

Pro Ref는 이를 판단의 오류(error of judgement)로 규정했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측에도 직접 연락했다. (Reuters)

이 발표 때문에 이번 사건은 단순한 팬들의 판정 논쟁과는 조금 달라졌다.

심판을 관리하는 기구 자체가 VAR의 처리에 문제가 있었다고 인정했기 때문이다.

캐릭이 강하게 반발한 이유

맨유 감독 마이클 캐릭도 경기 직후 이 판정을 강하게 비판했다.

캐릭이 이해하지 못한 부분 역시 엔소의 움직임이었다.

골문에서 불과 몇 미터 떨어진 위치에서 선수가 공을 향해 몸을 던졌고, 그 때문에 수비수가 반응했다면 어떻게 플레이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느냐는 것이다.

특히 이번 경기는 단순히 한 골을 더 넣은 상황도 아니었다.

그 골이 그대로 결승골이 됐다.

맨시티는 전반 23분 필 포든이 퇴장당하면서 10명이 된 상태였다.

맨유는 수적 우위를 갖고 경기를 이어갔고 마커스 래시포드와 코비 마이누의 슈팅이 골대를 맞히기도 했다.

그러나 결국 득점하지 못했고 홀란의 한 골로 경기가 끝났다.

맨시티 1-0 승리.

VAR 판정 하나가 맨체스터 더비의 결과와 직접 연결된 셈이다. (Reuters)

그렇다면 홀란의 골은 정말 ‘오심’이었을까?

여기서 조금 정확하게 구분할 필요가 있다.

홀란이 오프사이드였던 것은 아니다.

도르구의 발 때문에 홀란은 온사이드였다.

문제는 엔소 페르난데스였다.

그리고 Pro Ref의 설명도 단순히 “홀란이 오프사이드였다”는 것이 아니다.

VAR이 엔소의 행동이 마르티네스에게 미친 영향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으며, 주심에게 직접 영상을 확인하도록 권고했어야 했다는 것이다. (가디언)

따라서 이번 사건을 가장 정확하게 정리하면 이렇다.

홀란의 위치는 온사이드였다. 하지만 오프사이드 위치에 있던 엔소 페르난데스가 플레이에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될 여지가 있었고, VAR은 그 부분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다.

이 차이를 이해하면 이번 논란이 왜 이렇게 커졌는지도 쉽게 알 수 있다.

VAR이 있어도 논란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

VAR이 처음 도입됐을 때 기대했던 것은 명확했다.

사람이 놓칠 수 있는 장면을 영상으로 다시 확인하면 오심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었다.

실제로 골라인이나 선수의 위치처럼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판정에서는 기술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이번 맨체스터 더비처럼 ‘선수가 상대에게 영향을 미쳤는가’를 판단해야 하는 상황은 다르다.

영상은 같은 장면을 보여준다.

그러나 그 장면을 어떻게 해석할지는 결국 사람이 결정한다.

이번에도 기술은 홀란이 온사이드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엔소의 움직임이 마르티네스의 수비에 영향을 미쳤는지 판단하는 것은 기술이 아니라 심판의 몫이었다.

그리고 바로 그 부분에서 심판기구가 VAR의 판단에 오류가 있었다고 인정했다.

그래서 이번 사건은 단순한 맨체스터 더비의 판정 논란을 넘어 VAR이 가지고 있는 근본적인 한계를 다시 보여준 장면이라고 볼 수 있다.

맨시티의 1-0 승리라는 결과는 바뀌지 않는다.

홀란의 결승골 역시 공식 기록에 그대로 남는다.

하지만 199번째 맨체스터 더비는 경기 결과만큼이나 한 가지 질문으로 기억될 가능성이 커졌다.

공을 건드리지 않았더라도 수비수를 움직이게 했다면, 정말 플레이에 관여하지 않은 것일까?

이번 VAR 논란의 핵심은 바로 여기에 있다.

참고자료

Reuters
Pro Ref 공식 발표 관련 보도
Premier League 경기 및 VAR 자료
영국 주요 스포츠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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